교황청이 ‘동성 간의 결합은 축복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고 15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가톨릭 교리를 감독하는 교황청 신앙교리성(信仰敎理省·CDF)이 이날 발표한 2쪽짜리 성명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혼인은 신성한 것이기에 혼인할 때 가톨릭 성직자들이 내리는 축복을 ‘동성 간의 결합까지 확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남녀 간의 결혼은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외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제의 축복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동성 간의 결합 등 혼인 외의 관계는 ‘하느님의 계획이 아니고 합법적이지 않다’며 ‘하느님은 죄가 있는 인간을 용서하지만, 죄(sin)를 축복하지는 않으며 축복할 수도 없다’고 했다. 혼인은 남녀의 평생 결합을 의미하며 새 생명의 창조를 위한 것이라는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를 재확인한 셈이다.

신앙교리성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러한 유권해석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성명에 대해 “부당한 차별을 의도한 것이라기보다 전례 의식(혼인성사 등 전통 의식)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성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차별 금지를 강조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성명을 승인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작년 10월 한 방송에 출연해 “성소수자들도 가족을 이룰 권리가 있다”며 “이들도 하나님의 자녀이며, 어떠한 사람도 이로 인해 방치되거나 비참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CNN은 “교황청의 발표는 교회와 성소수자 간 거리를 더욱 멀어지게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