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각)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을 중국 토끼와 미국 독수리의 싸움으로 비유한 만화가 중국 내 소셜미디어에서 퍼져나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 네티즌들이 미중 외교관들의 입씨름에 유머로 반응했다”며 “토끼로 묘사된 중국 대표단과 독수리로 묘사된 미국 대표단이 방 안에서 서로를 향해 고함을 치고 침을 뱉는 만화 이미지가 공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중회담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이었지만 분위기는 살벌했다.
자리에 앉은 미국 측 대표단은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신장과 홍콩 인권 문제와 사이버 공격 등을 언급했고, 중국은 “자국 영토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이같은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애초 양측이 2분씩 돌아가며 발언할 예정이던 공개 발언은 1시간 넘게 진행되기도 했다.
미중을 독수리와 토끼로 비유한 이 만화는 웨이보를 넘어 트위터와 같은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도 공유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 만화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 대표단이 회담에서 보인 무례함과 공격에 대항해 중국 대표단이 날카롭게 되받아쳤음을 칭찬하고 있다”며 “중국 외교관들의 강경한 입장은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많은 중국 네티즌은 중국 관리들이 알래스카에서 잘 해냈고, 미국 측은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며 “일부는 이번 회담을 2000년 전 반군 지도자가 상대측 지도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연회에 초대한 ‘홍문연’에 비유했다”고 보도했다.
홍문연(鴻門之宴)은 진나라 말기 항우가 유방을 살해할 목적으로 홍문에서 베푼 연회로, 손님을 죽이기 위해 벌이는 축제나 살벌한 정치적 담판 등의 뜻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