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정부로부터 받은 코로나 지원금으로 대왕오징어 조형물을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CNN·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은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 마을의 ‘오징어역 몰’에는 최근 13m 길이의 대왕오징어 조형물이 만들어졌다. 작년 10월 제작이 시작된 이 조형물은 올해 3월 말에 길이 13m, 너비 9m, 높이 4m, 무게 5t의 규모로 완성됐다.
이 조형물을 만드는데는 일본 정부가 코로나 긴급 경제 부양책으로 해당 지자체에 지원한 ‘지방창생임시교부금’ 8억엔(약 82억원) 중 2500만엔(약 2억 6000만원)이 들어갔다. 거대 오징어 조형물의 총 공사비는 2700만엔(약 2억 8000만원)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회복을 위해 4조 5000억엔(약 46조 3000억원) 규모의 교부금을 각 지자체에 지원했다. 이 교부금의 사용은 각 지자체가 직접 결정해서 정할 수 있지만, 대부분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지역 상점 등에 상품권이나 협력금과 같은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오징어 조형물을 본 시민들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나랏돈이란 무엇인가. 오징어인가” “코로나 대응을 위해 왜 오징어 조형물을 만드나 “이 돈은 의료진과 장기요양시설 등에 긴급 지원으로 쓰일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에선 “노토 지역 병원의 설비에나 돈을 써라” “전 세계 사람들이 어이없어 할 것” “세금낭비”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노토 지방정부 측은 “노토의 특산품인 오징어를 알리고 코로나 유행 이후 줄어든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이 조형물을 설치했다”며 “지역 산업 부흥의 기폭제로 삼고자 했다. 장기적인 지역 경제 대책의 일부”라고 했다.
이 대왕 오징어 조형물은 사람이 안에 들어가 사진 촬영 등을 할 수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이미 (오징어 조형물에서) 가족과 함께 놀거나 사진 촬영을 즐기고 있다”며 “향후 설문조사 등으로 효과를 검증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