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놓고 모순된 행보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NYT는 주요 경제 소식을 간추려 전하는 ‘딜북 뉴스레터’에서 “머스크는 대형 가상자산의 후원자였지만 테슬라 자동차 구매 대금으로 비트코인을 받겠다는 것을 돌연 중단했다”며 “머스크는 믿을 수 없는 내레이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NYT가 지적한 ‘머스크의 모순적 행보’는 환경 문제와 관련이 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결제 중단 이유로 채굴에 막대한 화석 연료가 사용된다는 점을 꼽았다. NYT는 “비트코인에 따른 기후 문제는 비밀이 아니다”라며 “머스크는 지금까지 비트코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몰랐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테슬라가 15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을 때 이사회가 환경 문제를 고려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 굴착 기업 보링 컴퍼니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꼬집었다. NYT는 “스페이스X 로켓은 어마어마한 탄소를 배출하고 보링컴퍼니 역시 환경 문제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NYT는 비트코인으로 결제된 전기차에 대한 테슬라의 반품 정책도 고객보다 테슬라에 유리한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소비자보호법 등 법적 규제를 우려해 비트코인 결제를 철회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NYT는 “머스크가 결제 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모두 처분했을 수도 있다”며 “테슬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이를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트윗) 직전이나 직후의 모든 조치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비트코인 투자분 가운데 2억 7200만달러어치를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머스크를 향해 ‘배신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머스크는 개인 소유의 비트코인은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