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사저 주변에 7일(현지시간) 취재진이 모여 있다. 모이즈 대통령은 전날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영부인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이 사저에 난입한 괴한들에게 살해당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이티의 클로드 조제프 임시총리는 신원 불명의 사람들이 지난 밤사이 사저에 침입해 총으로 대통령을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조제프 임시총리는 긴급 각료회의를 거쳐 아이티 전역에 계엄령을 선언하고 군과 경찰에 의한 통제를 강화했다.

이후 아이티 관보를 통해 2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포르토프랭스의 국제공항도 폐쇄돼 아이티를 오가는 항공편도 취소됐다.

조제프 임시총리는 “모이즈 대통령이 영어와 스페인어를 쓰는 외국인들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잔혹하고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았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모이즈 여사가 안정적이지만 심각한 상태라며, 미국 마이애미로 후송돼 치료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제프 총리는 자신이 피살된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암살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조제프 총리는 이날 대통령 암살 소식을 전하면서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괴한들에게 피살된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AP 연합뉴스

아이티는 빈곤, 자연재해, 부패 등 각종 문제가 장기간 이어지며 사회 각 분야가 혼란한 상황이다. 모이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도 잇따른 가운데 지난 2월에는 대통령 임기 관련 문제로 대법관 등 야권 인사 다수가 체포되기도 했다.

치안이 좋지 않아 우리 외교부는 아이티에 대해 여행금지 3단계인 철수권고를 내려놓은 상황이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2017년 2월 7일 42대 아이티 대통령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