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브넬 모이즈(53) 아이티 대통령 살해에 가담한 용의자 4명이 추가로 현지 경찰에 검거됐다고 AP통신 등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이티 경찰은 사건 당일 범행 일당 중 4명을 사살하고 2명을 붙잡았다. 이날 추가로 4명을 붙잡아 지금까지 체포된 용의자는 6명으로 늘었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범인 중 6명이 경찰 손에 있다”며 “실제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붙잡았고 (지금은 암살을 지휘한) 배후 주동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용의자 중 2명은 아이티계 미국인이며, 이중 1명은 제임스 솔라주라는 이름의 남성이다. 솔라주는 과거 아이티 주재 캐나다대사관에서 경호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대통령 암살범들이 아이티 공용어인 프랑스어나 크레올어가 아닌 스페인어와 영어를 쓰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고도로 훈련받은 외국 용병이라고 말했다. 아이티 당국은 암살 용의자들을 ‘용병(mercenary)’이라고 부르고 있다.
용의자들은 범행 당시 현장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을 사칭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 마이애미헤럴드는 당시 주민이 찍은 영상에서 소총을 든 용의자 4~5명이 미국식 영어로 “DEA 작전 중이니 물러서라”라고 말하며 대통령 사저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아이티 대통령 암살범들은 DEA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보치트 에드먼드 주미 아이티 대사도 “암살범들은 DEA 요원으로 위장한 전문 용병들인 것 같다. 자기들끼리는 스페인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벽 1시쯤(현지 시각)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아이티 수사 당국은 대통령의 몸에서 총 12개의 총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상처로 짐작했을 때 모두 9mm 구경 무기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부인 마르티네 모이즈 여사도 중상을 입은 후 이날 저녁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