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용 헬기 치누크가 15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미국 대사관 위를 날고 있다./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내무부가 15일(현지 시각)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에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일 미국이 아프간 철군을 시작한 지 3개월만이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아프간 내무부는 이날 현 행정부를 ‘과도 정부’로 전환하고 이후 평화롭게 탈레반에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했다. 아프간 현 행정부의 일부와 탈레반 고위 인사들이 함께 내각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진입한지 수 시간만에 협상이 시작된 것이다.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기 하루 전인 지난 14일(현지 시각) 카불 근처 로가르주에서 벌어진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사이의 전투./트위터

이날 탈레반은 향후 아프간 내 외국인과 각종 시설 운영 등에 관한 원칙을 밝혔는데, 우선 수도 카불 내 외국인은 자신이 원할 경우 카불을 떠나거나 새 탈레반 정부에 등록을 해야한다는 새 지침을 내렸다.

카불 국제공항을 비롯한 공항과 병원은 계속 운영될 것이고 긴급 물품 공급 역시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21년 카불과 1975년 사이공: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미국대사관의 철수를 위한 헬기의 모습(왼쪽)에서 1975년 베트남의 사이공(현재 호찌민) 함락때 미국 대사관 인근 호텔에서 사이공 철수를 위한 헬기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두 장의 사진이 SNS를 통해 보이고있다./트위터

아프간 정부군 병사들에게는 귀향이 허용될 것이라며 군대의 해산을 지시했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했지만 미군은 예정대로 철수할 것으로 보인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프간 상황과 관련해 “탈레반이 (미국인들의) 철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미군의 계산법(전략)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이 현재 카불 등에 있는 미국 외교관과 미국민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한 이달 말까지 아프간 내 미군 완전 철수를 마무리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