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이끌었던 자크 로게(79) 전 IOC 위원장이 별세했다고 IOC가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우리나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지로 선정될 당시인 2011년 ‘평창 2018’이라 적은 결과지를 손에 들고 있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1942년 벨기에 겐트에서 태어난 로게 전 위원장은 1968~1976년 3대회 연속 벨기에 요트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정형외과 의사였던 그는 8대 2001년부터 2013년까지 IOC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에 그가 가장 노력을 쏟아부은 분야는 도핑 퇴치와 뇌물 근절이었다. 부정부패, 약물, 승부 조작 등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미스터 클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매사 엄격한 태도로 비판받은 적도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육상 100m 경기에서 우사인 볼트가 우승한 뒤 기뻐하는 몸짓을 보인 데 대해 로게 전 위원장은 “그런 식이라면 우리는 챔피언으로 보기 힘들다”며 “경쟁 선수들을 좀 더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고 했다. 이에 “전형적 꼰대” “(IOC는) 그동안 볼트 같은 선수로 수억씩 벌었으면서, 아직도 누구 한 사람 괴롭히지 못해 안달 났다” 같은 지적을 받았다. 이후 그는 “조금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가 뛰기 전이나 후나 별문제는 없었고 그저 경주하는 동안 그런 자세를 보이는 건 약간 무례하지 않은가 싶었다”고 해명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별세 성명에서 “자크는 스포츠, 선수들과 함께하기를 좋아했으며 그 열정을 자기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전달했다”며 “그는 IOC 현대화와 개혁을 도운 뛰어난 위원장이었다”고 했다. 또 “IOC 위원으로 함께 선출된 우리는 멋진 우정을 나눴으며 이는 그의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