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국가 기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알파 콩데(83) 대통령이 무장 특수부대 병력에 억류되고 정부가 해산됐다. 지난 2010년 기니 최초 민주적인 선거에서 당선된 콩데 대통령은 지난해 장기 집권을 선언해 비판 받고 있는데 이 틈을 노려 군부 세력이 정권을 수탈한 것이다.
5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쿠데타를 주도한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 육군 대령 마마디 둠부야는 국영방송에 나와 알파 콩데 대통령 정부가 해체됐다고 선언했다. 둠부야 대령은 방송에서 “정치 사유화는 끝났다. 우리는 더 이상 한 명이 통치하도록 두지 않고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헌법을 무력화하고 국경을 봉쇄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추가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전국에 통금령을 발령하고 6일 오전 11시 과도 정부 내각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AFP통신 등에서는 이날 오전 기니 수도 코나크리 대통령궁 인근에서 대규모 총격전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아침부터 대규모 총격전이 있었고, 거리에서 중무장한 군인들이 목격됐다고 한다.
이후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들이 소파에 앉은 콩데 대통령을 가운데 놓고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둠부야는 프랑스24 방송과 인터뷰에서 콩데 대통령이 현재 안전한 곳에 있다고 확인하고 의료진 접근 역시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날 코나크리 시내 곳곳에선 쿠데타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지난 2010년 기니 최초 민주적인 선거에서 집권한 콩데 대통령은 작년 3번째 임기를 시작한 후 지지도가 급락했다. 기니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2기까지로 규정했지만, 콘데 대통령은 국민투표를 거쳐 개헌하며 장기 집권을 선언했다. 시민들이 콩데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반대하며 거리 시위에 나서자 정부는 군경을 동원해 진압했다.
CNN, BBC 등 외신들은 이번 쿠데타로 군사 독재를 벗어나는 듯했던 기니가 또 다시 군부의 손아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기니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무력에 의한 정부 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알파 콩데 대통령의 즉시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