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폭격기 등 군용기 19대와 미군 정찰기 1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같은 날 진입해 양측 긴장이 고조됐다. 미중 양국의 군용기가 동시에 대만 인근 상공에서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만이 최근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미국과 밀착하자, 중국은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5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같은 날 미중 양국의 군용기가 동시에 대만 인근 상공에서 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전투기 H-6 를 포함해 군용기 19대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공중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이날 H-6 폭격기 4대, J-16전투기 10대, SU-30 전투기 4대, Y-8 전자 교란기 1대를 동원했다. /대만 국방부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5일 중국군 군용기 19대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공중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군은 이날 H-6 폭격기 4대, J-16전투기 10대, SU-30 전투기 4대, Y-8 전자 교란기 1대를 동원했다. H-6 폭격기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대형 기종이다.

5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들. 이날 중국군은 이날 H-6 폭격기 4대, J-16전투기 10대, SU-30 전투기 4대, Y-8 전자 교란기 1대를 동원했다. /대만 국방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군과 대만군의 전력 격차를 보여주는 일상적 훈련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이번 무력시위는 지난 6월 15일 군용기 28대를 투입해 대만 상공을 비행한 이래 최대 규모다. 당시 중국은 G7(주요 7국)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명시하자 이에 반발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5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같은 날. 미중 양국의 군용기가 동시에 대만 인근 상공에서 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의 전투기 H-6 를 포함해 군용기 19대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공중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이날 H-6 폭격기 4대, J-16전투기 10대, SU-30 전투기 4대, Y-8 전자 교란기 1대를 동원했다. 사진은 5일 대만 ADIZ에 진입한 중국 군용기들의 항로 궤적이다./대만 국방부

미군 정찰기도 같은 날 대만 ADIZ에 진입했다. 홍콩 명보는 6일 대만군의 경고 방송 기록을 인용해 미 공군의 정찰기인 E-8C가 5일 오후 대만 남부 해역 상공에서 포착돼 대만군의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인공위성 탐지 결과 E-8C가 대만 ADIZ뿐 아니라 영공까지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E-8C가) 한때 대만 최남단인 헝춘 반도에서 불과 25해리(海里) 떨어진 곳에서 비행했다”고 전했다. 미 공군의 E-8C는 8~12km 상공에서 지상 병력과 장비를 정밀 감시할 수 있다.

5일 중국 군용기가 19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출현한 같은날 대만 ADIZ에 진입한 미 공군의 정찰기 E-8C. 이날 오후 대만 남부 해역 상공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미공군

앞서 올 1월 31일 미군 정찰기 1대가 대만 ADIZ에 진입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힌 바 있다. 대만이 미군의 대만해협 주변 군사 활동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은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대만 상공을 수시로 침범하며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과 대만이 해경 분야 협력 양해 각서에 서명하자 전투기·폭격기 25대를 투입해 대만 ADIZ를 침범했다. 중국은 이번 달 들어 5일까지 지난 2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대만 상공에 군용기를 보내 무력시위를 벌였다.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지난 6월 미 CNN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할 때 우리는 그것을 진짜라고 봐야 한다”며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