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국 뉴욕 한 레고 매장에서 고객이 쇼핑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적인 장난감 기업 레고가 이용자 성별 구분을 없애고 성(性)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제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레고는 성명을 내 그동안 자사 제품에 붙었던 ‘여아용’ ‘남아용’ 등 성별 표기 라벨을 떼고 성 중립을 표방하겠다고 밝혔다.

레고는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며 “어릴 적 편견을 없애라는 발전이 이뤄져 왔지만 놀이와 창의적인 업무를 둘러싼 일반적인 태도는 여전히 불평등하고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짚었다.

이어 “오늘날 여자아이들은 더 자신감을 갖고 모든 형태의 놀이와 창의적 활동에 관여하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사회에서 습득한 성 고정관념으로 인해 제한을 받고 있다”며 “여아와 남아들이 환영받지 못하거나 자신이 대표되지 않았다고 느끼지 않도록 더 다양한 캐릭터와 역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에 앞서 7개국 약 7000명을 대상으로 성 고정관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부모와 아이들은 여전히 성적 관념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아들은 성 규범의 경계를 넘는 활동에 남아들보다 더 높은 참여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와 사회가 통상 권장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창의적 놀이에 열려있다는 의미다.

여자가 축구를 하고 남자가 발레를 하는 것에 ‘괜찮다’고 답한 여아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82%를 기록했다. 같은 문항에 대한 남아 응답률은 71%였다.

WP는 레고의 이번 결정이 장난감 놀이가 성 고정관념을 만들고 고착화한다는 논쟁이 거세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는 장난감 판매점에 ‘성 중립’ 진열대를 의무화하는 법을 마련했고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