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카메라에 포착된 백두산호랑이. /중국 소후 닷컴 캡처

야행성인 백두산호랑이를 대낮에 선명히 포착한 영상이 공개됐다. 촬영자는 산길 운전 중 호랑이가 길을 막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으나, 공격성을 보이지 않고 이내 사라져 무사히 현장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22일 하이커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상을 찍은 A씨는 지난 20일 오후 4시쯤 차를 몰고 훈춘의 한 산길을 지나다 백두산호랑이와 마주쳤다. 그는 돌발 상황에 차를 멈춰 세웠고 호랑이와 대치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꺼내 마주 선 호랑이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그가 공개한 36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보면 눈으로 뒤덮인 산길을 백두산호랑이가 걷고 있다. A씨의 차량을 보더니 잠시 제자리에 서 경계하는 듯했지만 다시 신경 쓰지 않고 길을 간다.

A씨가 촬영한 백두산호랑이 영상. /유튜브

그때 A씨가 “나는 현지인이다. 길을 비켜달라”고 외치는데, 공교롭게도 그 순간 호랑이는 막고 있던 길을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간다. 이어 공격 의지가 없다는 듯 엎드린 채 지나가는 A씨 차량을 바라본다.

A씨는 “산 정상에서 돌아오는 언덕에서 마주쳤다. 가장 가까웠을 때는 2m 거리 정도였다”며 “호랑이를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영상은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올라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야행성이라 주로 밤에 움직이는 백두산호랑이가 이처럼 선명하게 포착된 경우는 드물어 더 눈길을 끌고 있다.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은 야생 백두산호랑이의 집단 서식지로 잘 알려져 있다. 현지 당국도 2017년부터 이곳 서식지 보호에 공을 들여왔다. 덕분에 백두산호랑이 개체 수가 27마리에서 50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호랑이가 민가로 침입해 주민을 공격하거나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잡아먹는 사례도 적지 않아 피해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