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군주가 부인과 자녀들에게 이혼 합의금으로 약 90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고 영국 가디언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 런던고등법원은 아랍에미리트(UAE) 총리이자 부통령 겸 두바이 군주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2)이 여섯번째 부인인 요르단 하야 공주(47)에게 경호비 등으로 일시금 2억5150만 파운드(약 3976억1395만원)를 지급하고, 매년 지급해야하는 14세 딸과 9세 아들의 경호비 등 보증을 위해 2억9000만 파운드를 은행에 제공하도록 명령했다.
총 5억5400만파운드(약 8755억원)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영국 법원에서 판결한 역대 최대 금액이다. 앞서 영국 법원에서 판정한 최대 이혼 합의금은 러시아 재벌 파크하드 아크메도프가 전 부인에게 주도록 한 4억5300만 파운드(약 7161억원)였다.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빈 라시드 알막툼은 3개월 이내에 하야 공주에게 2억5000만 파운드를, 교육 및 유지 관리를 위해 현금으로 4150만 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 또 고등 교육을 마칠 때까지 각 자녀에 대해 연간 560만 파운드를 지불해야한다.
거액의 합의금 뒤에는 왕족의 호화생활이 숨어있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연간 경호비 1100만파운드에는 방탄 차량들을 2년마다 교체하는 비용이 포함돼있고, 10년에 한 번 저택을 수리하는 비용 1300만파운드, 아이들을 위한 포니 2마리와 말 1마리 유지비 24만파운드, 다른 애완동물 관리비 4만2000파운드, 간호사·유모·가정교사 비용 총 45만 파운드 등도 반영됐다.
세 사람은 연간 휴가비도 510만파운드(약 80억5900만원)를 받는다. 이는 9주동안 해외에, 2주동안 영국 내 휴가 등에 드는 추가 경호비, 전용기와 헬리콥터 이용비 등이 포함된다.
하야 공주는 빈 라시드 알막툼의 지속적인 협박 등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껴 2019년 초 두 자녀와 함께 영국으로 도피해 이혼과 양육권 소송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빈 라시드 알막툼이 스파이웨어 ‘페가수스’로 하야 공주의 휴대전화를 해킹하도록 승인하거나 암시했다는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