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으로 인한 감염이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병원 입원까지 갈 가능성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이 이미 창궐한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독성이 약할지 몰라도, 전염성은 훨씬 높기 때문에 위험성이 절대 덜하지 않다”는 경고도 이어진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22일(현지 시각) “오미크론 감염자의 입원 위험 가능성이 델타 변이 감염자보다 40~45% 적다”고 발표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특히 이번 연구에서 백신 접종자가 오미크론에 감염돼 입원할 위험은 미접종자보다 훨씬 낮고, 이전에 코로나 감염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입원할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0~6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도 이날 유사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되는 2만3840건의 코로나 확진 사례를 조사해보니, 기존 델타 변종이었다면 최소 47명은 나왔어야 할 입원자 수가 15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 대학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오미크론 감염자의 입원 위험이 델타 변이 감염자보다 3분의 2 정도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도 같은 날 “10~11월 두 달간 발생한 코로나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오미크론 감염자의 입원율이 다른 변이보다 약 80% 낮으며,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약 70% 낮았다”고 발표했다. 셰릴 코헨 NICD 교수는 로이터에 “오미크론의 심각성이 다른 변이보다 낮을 수 있다는 ‘긍정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남아공에서는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서서히 줄고 있다. 지난 12일 3만787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만명대로 떨어졌고, 지난 20일에는 8611명을 기록했다. 오미크론을 발견한 학자 중 한 명인 살림 압둘 카림 박사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다른 나라도 남아공처럼 확진자가 급증했다가 빠르게 감소하고 중증 위험이 낮은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아공의 양상이 다른 나라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경고했다. 닐 퍼거슨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는 “(오미크론의) 높은 감염력이 낮은 입원 위험을 상쇄한다”면서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의료 체계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영국 스카이뉴스에 말했다. 마크 울하우스 에든버러대 교수도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 각각의 증상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감염이 한꺼번에 발생해서 의료 체계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