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도심에 설치된 투표 독려 광고판. '당신의 기회를 잃기 전에 등록하고 투표하세요'라고 쓰여있다./EPA 연합뉴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10년간 무정부 상태가 계속됐던 리비아가 예정된 대선을 미루게 됐다.

22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알하디 알사게이르 리비아 의회 선거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아길라 살레 국회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12월 24일로 예정된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번 대선은 정국 정상화의 중요 계기로 여겨졌는 데, 또 다시 무산 된 것이다.

리비아는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혼돈이 계속됐다. 리비아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A)가 특히 치열한 내전을 치렀고, 이 과정에서 민간인을 포함해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작년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주재로 양측이 휴전 협정을 맺으면서 이번 대선을 치르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선 후보로만 98명이 출마하는 등 혼란 상황은 계속됐다. 카다피 전 최고 지도자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칼리파 하프타르 LNA사령관 등 논란 인사들이 후보로 등장해 난립하면서, 예정된 날짜에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리비아 선거위원회는 정확히 어떤 이유로 이번 대선이 연기됐는지 밝히지 않았고, 최종 후보 명단을 특정하지 않은 채 해산했다.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을 1개월 뒤인 내년 1월24일로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