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이니 카이파라 인스타그램

뉴질랜드에서 얼굴에 전통 문신을 한 기자가 국영방송 사상 최초로 메인 뉴스를 진행하게 됐다.

30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마오리족 출신으로 뉴질랜드 국영방송 TVNZ 소속 기자인 오리이니 카이파라(38)가 이번 성탄절부터 황금시간대인 오후 6시 뉴스를 진행하게 됐다.

카이파라는 “황금시간대 프로그램의 앵커를 맡게 돼 정말 기쁘고 큰 영광”이라고 했다.

/오리이니 카이파라 인스타그램

카이파라는 내년 1월 초까지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미래에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카이파라는 오후 4시 30분 ‘뉴스허브 라이브’의 앵커로 활동하고 있고, 2019년에도 TVNZ의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력이 있다.

카이파라는 2019년 1월에 마오리족 여성들이 하는 전통 문신 ‘모코 카우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카이파라는 2017년 DNA검사를 통해 자신이 마오리족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모코 카우에를 새긴 이유에 대해서는 “마오리족 여성으로서 힘과 정체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개인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카이파라는 “내 자신에게 의심이 들 때 거울을 들여다보면 나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할머니와 어머니, 내 딸들, 나아가 나를 뒤따를 모든 여성들과 마오리족 소녀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게 힘이 된다”고 했다.

카이파라는 “마음 한구석에는 항상 내가 내딛는 모든 발검음이 유리천장을 깨는 것과 같다는 마음이 있다”며 “마오리족인 우리뿐만 아니라, 모코 카우에가 있든 없든 유색인종에게도 새로운 장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카이파라의 뉴스 진행에 대해 “그가 마오리족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일부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카이파라는 “할머니 세대의 언어를 사람들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며 “마오리족 사람들을 위해 이 언어를 되찾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