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3대 해운 업체로 꼽히는 에버그린해운이 직원들에게 40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연말 상여금을 지급해 화제다. 업계 호황으로 실적이 급등하자 이같은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2일 타이베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버그린해운은 지난달 30일 직원들에게 월급의 4000%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지급했다. 월급이 6만 대만달러(약 258만원)인 직원이 240만 대만달러(약 1억315만원)의 상여금을 받은 것이다. 다만 개인 성과에 따라 차등 계산하기 때문에 직원마다 받는 금액은 조금씩 다르다.
일부 직원은 200만 대만달러(약 86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사내 커플인 한 부부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총 500만 대만달러(약 2억15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근속연수는 10년 이상이다. 직원들은 “처음에는 통장을 잘못 본줄 알았다” “이렇게 큰돈을 구경한 적 없다” 등의 반응을 전했다.
해운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뜻밖의 특수를 누린 종목 중 하나다. 화물 운송 수요가 급증하고 평균 운임이 크게 상승한 덕분이다. 게다가 공급망이 마비되며 선박들은 세계 각국 항만에 발이 묶였는데, 그 시간에도 선박 사용료가 매겨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엄청난 수입원이 될 수 있었다.
세계 7위 해운사인 에버그린해운은 지난해 3분기까지 1582억7900만 대만달러(약 6조800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배가량 증가한 값이다. 주가도 지난 1년간 253.81% 폭등했고 주당 순이익은 30.27달러에 달한다.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됐던 2020년에도 역대급 순익을 올려 그해 연말 10개월 치 월급을 지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