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니 백신은 필요 없다”며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해 오던 프랑스의 유명 방송인 쌍둥이 형제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6일 간격을 두고 잇따라 숨졌다.
4일(현지 시각) 프랑스24, 영국 BBC, 미국 CNN 등에 따르면, 그리슈카와 이고르 보그다노프(72) 형제는 각각 지난해 12월 28일과 올해 1월 3일 숨을 거뒀다.
보그다노프 형제와 친분이 두터웠던 뤽 페리 전 교육부 장관은 매체를 통해 이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페리 전 장관은 “두 사람 모두에게 수없이 예방접종할 것을 권유했지만, 그들은 ‘지방 1g도 없이 매우 건강하다’며 거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보그다노프 형제가 백신 반대론자(안티백서)는 아니었다며 자신들에게 백신이 필요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출신 아버지와 오스트리아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보그다노프 형제는 1980년대 TF1 채널에서 방영된 ‘템프스X’(TempsX)라는 과학쇼 진행자로 큰 인기를 끌었다. 수학과 이론물리학 분야 박사 논문을 쓰기도 했으나, 유사과학을 주장하고 타인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보그다노프 형제는 성형수술을 통한 외모 변형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성형수술이 아니라 실험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지난 2010년에는 “우리는 이런 얼굴을 갖게 된 게 자랑스럽다”고 했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방송에 출연해 일본 수학자들과의 우정을 근거로 들며 “우리는 암호화폐 탄생에 일찍이 관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 형제가 시장을 조종한다는 내용의 음모론과 밈(meme·인터넷에서 패러디나 재창작의 소재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확산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형제는 올해는 자체 가상화폐를 내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