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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가계 에너지요금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 대형 에너지업체가 고객들에게 “추우면 반려동물을 껴안아라” 같은 조언을 했다가 무성의하다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11일(현지 시각) BBC 등에 따르면 영국의 SSE 에너지는 최근 고객들에게 이메일로 ‘겨울에 난방하지 않고 따뜻하게 지내는 방법 10가지’이라는 블로그 글 링크를 보냈다.

SSE 에너지는 해당 글을 통해 ‘반려동물 껴안기’ ‘따듯한 죽 먹기’ ‘요리 후 오븐 문 열어두기’ ‘뜀뛰기 하기’ ‘땀 흘리게 하는 고추 대신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는 생강 먹기’ ‘아이들과 훌라후프 대회 하기’ 등의 방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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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노동당 대런 존슨 하원 의원은 “무신경한 일”이라며 “난방비를 감당 못하면 옷을 더 입으라는 것은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클라이브 루이스 하원 의원은 “웃기고 모욕적인 일이지만 현 정부의 에너지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먹을 것과 난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메일을 읽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매우 우울하다”라고 했다.

해당 이메일을 받은 네티즌들 또한 “포옹을 하라고 한다. 혼자 사는 경우에는 쓸모가 없다” “내가 기르는 물고기를 안으려고 해봤지만 물고기는 행복하지 않아 보이고 나는 더 추워졌다” 등의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SSE 에너지의 모회사이자 영국 3대 에너지 업체인 오보에너지는 해당 블로그 글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사과했다. 오보에너지는 “올해 고객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지 이해한다”며 “이 블로그 글의 내용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끄럽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에너지 위기에서 의미 있는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의 에너지 요금이 급등하면서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무역기구 에너지UK는 국제 연료 도매가격 인상으로 에너지 요금이 4월부터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