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오진 탓에 15년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오다 최근 수술로 시력을 되찾은 여성의 기막힌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미러의 지난 1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 오로라에 거주하는 코니 파크(59)가 처음 안과를 찾은 건 2003년이었다. 당시 눈이 침침하다는 그에게 담당의는 녹내장으로 곧 실명하게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파크는 “그때는 앞이 잘 보였기 때문에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3주 정도가 지나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5개월 동안 시력의 85%를 잃었다”며 “길을 잃거나 계단에서 넘어지기 일쑤였고 한 번은 실수로 집에 불을 지를 뻔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시력을 잃는다 하더라도 행복까지 잃기는 싫었다”고 털어놨다. 맹인 학교에서 점자를 배우는 데 열중했고 아이스 스케이팅, 카약, 캠핑 등 평소 즐겼던 야외활동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삶은 고통스러웠다. 지팡이 사용이 익숙해지지 않아 덤불에 들어가곤 했고 혼자서는 요리를 할 수도 없었다. 파크는 “독립성을 잃는다는 게 힘들었다. 날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고 청소기 하나를 돌리는 것도 힘들어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런 파크에게 15년 후인 2018년 기적이 찾아왔다. 우연히 다른 안과를 찾았다가 자신의 진단명이 백내장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되살릴 수 없는 녹내장과 달리 백내장은 수술과 치료를 통해 어느정도 회복할 수 있다. 비록 100% 회복을 장담하기는 어려웠지만 병원 측은 수술을 제안했고 파크는 수락했다.
수술은 그해 11월 진행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파크는 시력 검사에서 양쪽 눈 모두 2.0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는 “수술 후 안대를 벗자 간호사의 눈동자와 속눈썹이 가장 먼저 보였다”며 “앞이 보인다는 사실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이어 “아무 이유 없이 15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오진을 한 의사가 원망스럽기도 했다”며 “하지만 앞을 볼 수 있게 되자 내 마음속 모든 분노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또 “생후 3주에 불과했던 손녀가 훌쩍 커 있었다”며 “남편은 여전히 잘생겼다.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력을 되찾은 후 처음 거울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다. 그동안 나이가 많이 들었더라”며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분명히 나인데 낯선 기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꽃이 피고 나무에서 잎이 자라는 순간을 봐야 한다”며 “이 모든 일을 지켜보는 게 매우 의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