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의 진입 명령을 내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러시아군 소속 ‘리틀그린맨(little green man)’도 8년 만에 등장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리틀그린맨’은 계급·소속 등을 나타내는 일체의 휘장이 없는 군복을 입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부를 가린 특수부대원들이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로 합병할 당시 선봉에 섰다.

NYT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인 러시아 로스토프주 인근 고속도로에는 군용 차량과 휘장 없는 군복을 입은 군인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번호판이 없는 군용 차량 여러 대가 1.6㎞가량 줄지어 늘어서 있었고, 방한모를 쓰고 주변을 걷고 있는 군인도 수십 명에 달했다. 군복에는 이름과 계급 등 아무런 휘장이 없었고 일부 군인들은 어깨에 하얀 리본을 달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들이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기 위해 침공했을 때 파병했던 ‘리틀그린맨’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당시 휘장을 장착하지 않은 군인들은 의회 건물을 점거하고 크림반도 내 도시 심페로폴 국제공항을 폐쇄했으며, 크림반도의 대부분의 군사 기지를 먼저 점령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이들이 자국 군인임을 부인하며 크림 내 친러시아계 봉사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 때문에 서방에서는 크림 사태 초반 이들의 정체를 알 수 없었고 혼란이 가중됐다. 하지만 이후 리틀그린맨이 러시아군이었음이 드러났고 푸틴도 뒤늦게 이를 인정했다. 이후 이들에 대해 녹색 군복을 입은 휘장이 없는 군인이라는 뜻에서 리틀그린맨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