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현지 주민들과 교민들의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는 피란민이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수도 키예프에서 서부 폴란드 국경까지 차량으로 17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무역업을 하는 김도순씨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도로 상태는 괜찮은데 너무 많은 차량이 한꺼번에 밀리다 보니 구간별로 정체가 많이 됐다. 정상적인 경우면 7~8시간만에 오는 거리인데, 두 배 이상이 걸렸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비행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김씨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전 공항이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받다보니 모든 비행기들이 취소가 됐다”고 했다. 그를 비롯한 피란민들이 육로로 대피한 이유다.
그는 “(24일 새벽) 5시쯤 근처에서 굉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동시다발적으로 한 두 번 울리더니 (이후에도 계속) 들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이 정도 긴장 상태에서 외교적으로 해결을 하는 것으로 이해를 했었다. 그런데 아침에 그런 상황이 나와 저를 포함한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패닉에 빠져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주까지는 상황이 괜찮았는데, 이날 아침 상황이 급변했다”며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서 현지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우유나 빵, 마카로니 등 기본적인 생필품이 다 동이 났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수도나 전기는 아직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고, 은행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폴란드 국경 뿐만 아니라 헝가리와 접경 지역인 서부 오데사로도 피란민들이 몰려들었다. 오데사의 국경 루잔카 교차로에는 피란 차량 수백대가 6시간이 넘도록 2㎞이상 줄지어 서있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헝가리 소수민족들은 여행가방과 소지품을 챙겨 걸어서 국경을 넘었다. 한 국경 관리소 직원은 평상시 국경을 넘는 이용객이 하루 수백명이 불과한 것과 달리, 이날 오후 4시까지 1500명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인접국가들은 피란민 수용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폴란드 보건당국은 현지에서 발생한 부상자 이송을 위해 의료 열차를 준비하고 있다. 피란민들은 호스텔, 스포츠시설 등에 수용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