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 러시아 출신 테니스 선수 안드레이 루블레프(25)가 공개적으로 ‘전쟁 반대’를 외치고 나섰다. 용감한 루블레프의 행동에 각국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루블레프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듀티 프리 챔피언십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폴란드의 후베르트 후르차크 선수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일반적으로 테니스 선수들은 승리한 뒤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 렌즈에 팬들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나, 사인을 남기지만 이날 루블레프가 남긴 메시지는 조금 달랐다.
그는 영어로 “No War Please”(제발 전쟁은 안 된다)라는 글을 남겼다.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한 우려와 항의를 표한 것이다.
이 영상은 트위터에서 170만회 이상 조회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존경스럽다”, “당신의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대단하다”, “챔피언이 할만한 행동”, “용감한 행동에 지지를 표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루블레프는 앞서 전날에도 “지금 이 순간 내 경기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알게 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루블레프 외에도 러시아 출신 스포츠 선수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러시아 테니스 선수 다닐 메드베데프는 “주니어 시절부터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경기를 치르는 테니스 선수로서 침공과 관련한 뉴스를 들으며 마음이 힘들었다. 나는 평화를 지지한다”고 했고, 축구 국가대표 출신 페도르 스몰로프도 “전쟁은 멈춰야 한다”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러시아 출신 하키 스타 알렉스 오베츠킨도 “전쟁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 일이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무서운 순간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한편 침공 이틀째인 25일에도 러시아군은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 동서남북 사방에 동시다발 공격을 가하며 진군했다. 수도 키예프 곳곳에서는 섬광이 터졌고, 총성과 포성이 울려 퍼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결정된다. 러시아군이 수도(키예프)를 몰아칠 것이다. 오늘 밤은 몹시 힘들 것이다. 적이 우리 저항을 무너뜨리려고 모든 병력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어디서든 적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유치원과 민간시설에 포격하는 이유가 뭔지 도대체 설명할 길이 없다”며 “적군의 병력 손실이 심각하다. 국경을 넘어 우리 영토를 밟은 군인 수백여명이 오늘 사살됐다”며 “안타깝게도, 우리 역시 병력을 잃었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학살을 끝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