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결혼식을 앞당겨 올린 우크라이나 커플의 사연이 전해졌다. 함께 전쟁에 나서기 위해 오는 5월 앞두고 있던 결혼식을 서둘러 올린 것이다.
25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4일 키예프 시의회 의원인 야리나 아리에바(21)는 신랑 스비아토스라브 퍼신(24)과 성 미카엘 수도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아리에바 시의원은 매체에 “정말 무서웠다”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결혼식장 밖에서 공습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두 사람은 오는 5월6일 드네프르 강이 내려다보는 야외 레스토랑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24일 러시아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두 사람은 계획을 바꿔야 했다.
아리에바 시의원은 “상황이 어렵다. 우리는 우리 땅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죽을 수도 있지만 단지 그 전에 함께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서둘러 결혼식을 마친 두 사람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함께 국토방위대에 입대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지만 아직 어떤 임무가 주어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아리에바 시의원은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을 보호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갑옷을 준다면 우린 가서 싸울 것이고, 다른 임무를 준다면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언젠가 러시아가 우리 나라에서 떠난다면 우리는 정상적으로 우리의 결혼을 축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저 모든 것이 정상화되고 우리 땅에서 러시아인 없이 안전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