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포로로 잡은 러시아군의 모습이 담긴 여러 개의 영상을 공개한 가운데, 러시아군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가족들은 이들이 전쟁에 나간지조차 알지 못했다며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고 했다.
27일(현지시각) 가디언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포로 영상 중엔 자신을 로스토프 지역에 기반을 둔 저격부대 지휘관인 레오니드 파크티셰프라고 밝힌 러시아군 모습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는 전날(26일)부터 텔레그램에 포로 영상 여러 개를 공개했다. 파크티셰프는 이들 중에서도 눈에 띄게 부상을 입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텔레그램에서 파크티셰프의 모습을 본 가족들은 그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충격에 휩싸였다.
여동생 엘레나 파크티셰프는 “새벽에 오빠의 영상을 보고 크게 충격 받았다. 나는 오빠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또 다른 여동생 폴리브체바 파크티셰프도 “오빠가 군대에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로 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공개한 포로 영상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군인들의 상태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처음으로 “우리 전우 중에 전사하고 부상 당한 군인이 있다”고만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 사상자가 러시아군 사상자 수보다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폴리브체바는 오빠가 참전한 전쟁이 정당한지 묻는 질문엔 “총사령관의 결정을 판단할 순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누구도 이것(전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도 아니다”며 “우리의 아들, 형제, 남편이 죽지 않도록 평화적으로 합의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 24일은 파크티셰프의 28번째 생일이었다. 가족들은 파크티셰프에게 소셜미디어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폴리브체바는 “오빠가 (소셜미디어에서) 온라인 상태가 아닌 걸 확인하고 약간 걱정했었다”며 “지금은 너무 걱정스러워서 밤새 잠도 못 자고 엄마는 위독한 상태”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가족은 “어린 소년들이 총알받이로 던져 진다. 뭘 위한 것이냐. 크렘린궁을 위한 것이냐”며 분노했다.
우크라이나는 소셜미디어로 러시아군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해 전쟁에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 가족들을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살아서 돌아와라’란 핫라인을 개설했고,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후 이 핫라인에 수백통의 전화가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