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아브라모비치. /EPA 연합뉴스

러시아의 석유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56)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 관여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구단주다.

아브라모비치의 대변인은 이날 영국 PA통신에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로부터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지원 요청을 받았고, 이후로 계속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대변인은 다만 “위태로운 상황을 고려해 자세한 언급은 어렵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영화 감독이자 프로듀서인 알렉산더 로드냔스키도 아브라모비치가 협상에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로드냔스키는 “아브라모비치가 (우크라이나의) 도움 요청에 응답한 유일한 사람”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는 아브라모비치의 도움 시도에 감사를 표했다”고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푸틴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이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의 순자산은 2019년 기준으로 129억달러(약 15조5000억원)로 추정된다. 러시아에서 11번째 부자다. 그는 2003년 첼시를 인수한 뒤 ‘오일 머니’를 퍼부어 첼스를 명문구단으로 만들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5차례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푸틴의 측근인 아브라모비치도 제재 대상에 올려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아브라모비치는 결국 19년 만에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고, 구단 관리·운영권을 첼시 산하 공익 재단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