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에서 아이들이 포화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현지 의료진은 이 같은 참상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로켓이 민간 주거용 건물을 폭격하면서 그 안에 있던 7세 어린이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에서 수술을 앞두고 있는 모습. /장진우 연세대 교수 제공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의 신경외과 A 교수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세계신경외과학계 리더인 연세대 장진우 신경외과 교수에게 사진 한 장을 메일로 보냈다. 머리에 큰 외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수술대에 누워있는 아이의 사진이었다. 아이의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다.

A교수는 “몇 시간 전 러시아 로켓이 하르키우의 주거용 건물을 포격했다. 이 7세 아이는 공격받은 건물 안에서 발견돼 병원에 실려왔다”며 “이런 끔찍한 일이 또 일어나는 걸 멈추기 위해 국제 사회의 도움과 연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WSSFN(세계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 교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오는 3일 WSSFN 명의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5일째인 지난달 28일(현지 시각)부터 주거 지역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우크라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는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군이 도시를 수복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군이 다연장 로켓포(MRLA)를 동원해 주거 지역을 포격, 최소 46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차에 타고 있던 아이 3명을 포함한 일가족이 러시아군 로켓을 맞고 모두 사망했다고 전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 OCHA)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공격으로 어린아이 3명이 사망했고, 3명이 다쳤다.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1일까지 13명의 아동을 포함해 136명이 숨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어린이 병원을 포격하면서 어린 아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27일엔 동부 도네츠크의 마리우폴에서 6살 여자 아이가 러시아 포격을 맞아 숨졌고, 앞서 25일엔 오흐티르카의 한 유치원에 러시아군이 집속탄을 터뜨리며 어린이 1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