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12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과 주변국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제작 중인 비밀무기의 모습이 공개됐다. 고슴도치 가시처럼 뾰족한 모양을 해 이름 붙여진 ‘헤지호그’(hedgehogs)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 프레스는 지난 6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라트비아 자원봉사자들이 러시아 군용 차량 타이어를 뚫을 수 있는 2만개의 헤지호그를 보내오고 있다”며 사진 세 장을 공개했다. 뾰족한 철제 조각을 용접하는 사람들과 그렇게 만든 헤지호그를 바구니에 잔뜩 담아둔 모습 등이 찍혔다.
헤지호그는 날카로운 4개의 날이 바깥으로 뻗어 있으며, 마치 표창을 연상케 한다. 이를 적의 이동 경로에 깔아 군용 차량 타이어 등을 손상시키는 용도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쓰였던 헤지호그는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다. 긴 철제 막대 여러 개를 어긋나게 붙인 울타리 모양도 있다. 적군 차량과 탱크 등의 진입 통로를 막기 위한 것이다. 때문에 ‘전차 장애물’이라고도 불린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곳곳에서는 용접 기술을 가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헤지호그를 만들어오고 있다. 건설업에 종사하며 현장에서 일했던 사람들도 다수다. 서북부 도시 리브네에서는 한 전시물 제작 업체가 헤지호그를 대량 공급하기 위해 공장을 가동하는 일까지 있었다.
리비우에 거주하는 한 형제는 헤지호그 제작 과정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이에 동참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형제는 “친구와 지인들은 물론 전혀 알지 못하던 처음 본 사람들까지 작업을 돕기 위해 찾아왔고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