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각)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위한 서방의 도움을 요청하는 한편, 강한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촉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2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군이 프랑스 파리를 공습하는 이미지를 합성한 동영상을 배포했다.
45초 길이의 해당 영상은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에펠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영상에서 이 여성은 갑작스러운 공습에 촬영을 마치지 못하고 소스라치게 놀라 쓰러진다. 에펠탑 주변으로 폭탄이 떨어져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상공에는 적국의 전투기가 날아다니며 민간 건물을 가리지 않고 폭탄을 투하한다. 한때 유명 관광지였던 파리 도시의 건물들이 주저앉고, 에펠탑 꼭대기에서도 연기가 난다. 영상에는 혼란스러운 시민들의 목소리와 비명소리, 아이의 울음소리도 담겼다.
영상 후반부에는 “이런 일이 다른 유럽 국가의 수도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해보라.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우리가 살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 달라. 우크라이나 상공을 폐쇄하든지, 아니면 전투기를 제공하라. 우리가 무너지면 당신들도 무너진다”(Just think if this were to happen in another european capital. We will fight till the end. Giving us a change to live. Close the sky over ukraine, or give us air fighters. If we fall, you fall.)는 내용의 영문 자막이 삽입됐다.
해당 영상은 게시된 지 약 24시간 만에 61만6000회 이상 조회됐다. 이 영상은 러시아의 폭격을 막기 위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재차 요구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비행금지구역은 전시에 정부 건물이나 공공장소 등의 상공에 지정된다. 이를 지나는 비행기는 미국과 나토의 격추 대상이 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폭격이 이어지자, 미국 등 서방 국가에 자국 영공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해 왔었다. 그러나 서방은 휴전 촉구 메시지는 전달하면서도, 러시아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을 우려해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한나홉코 전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은 지난 8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자국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오열하기도 했다.
한나홉코 전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우리는 새로운 폭정을 막아야 한다. 러시아의 포격으로 6세 소녀가 사망했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 서방 정부에 최대한의 군사 지원과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줄 것을 간청한다”며 “서방 강대국들이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고 비행금지구역 요청에 대해 거부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죽었느냐. 우리는 지켜만 볼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