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빅토르 안)가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획득한 동계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모습. 오른쪽은 그가 모델로 등장한 분유광고 포스터. /웨이보, 중국 매체 소호

전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모델로 발탁했던 중국 유명 기업이 단 10일 만에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안현수 아내의 화장품 회사가 대만을 국가로 표기해 논란을 빚자 발 빠른 ‘손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분유·유제품 전문 업체 쥔러바오는 14일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안현수와의 협력 관계를 모두 종료했다”고 밝혔다. 안현수를 공식 모델로 전면에 내세운 지 불과 10일 만이다.

앞서 쥔러바오는 지난 4일 안현수의 모델 섭외를 두고 “자타가 공인하는 쇼트트랙 천재 안현수는 실력은 물론이고 친화력 넘치는 젊은 아버지 이미지를 가졌다”며 “그와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인 한티안위 두 사람을 내세운 광고가 상품 콘셉트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광고는 ‘챔피언 뒤에 또 다른 챔피언이 있다’는 주제로 기획됐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술코치를 맡았던 안현수는 ‘명장’으로 표현됐다. 촬영장에서는 안현수와 쥔러바오 그룹 부사장의 화기애애한 만남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호적이었던 분위기는 14일 한 네티즌의 폭로로 반전됐다. 안현수 아내 우나리씨가 운영하는 화장품 회사가 인터넷 사이트에 대만을 국가로 표기한 것이 문제였다. 중국은 대만이 별도 국가로서 인정받을 권리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만, 홍콩 등은 하나이며 중화인민공화국만이 합법적인 정부라는 의미다.

배신자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안현수는 같은 날 웨이보에 글을 올려 “나와 내 가족은 시종일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 가족의 인터넷 사이트 관리 소홀로 기본 설정에 오류가 발생했다”며 “여러분에게 상처를 입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나는 중국에서 코치로 일하는 동안 매우 즐겁게 보냈다. 많은 팬과 네티즌의 지지를 받아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