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가운데 스위스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의 31세 연하의 연인과 4명의 자식들에 대해 스위스 정부가 나서 추방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국제 청원도 등장했다.
21일(현지시각) 영국 미러는 세계 최대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 이 같은 내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청원인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푸틴 정권의 공범을 자처하고 있다”며 “스위스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그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38)를 각각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과 배우자 에바 브라운에 빗대, “알리나 ‘에바 브라운’ 카바예바를 그녀의 ‘총통’과 재결합시킬 때”라고도 했다.
이어 “현재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시민들은 스위스 당국에 호소하기 위해 단결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수백만 명의 삶을 파괴하는 동안 세계 각국은 러시아에 대해 제재에 나섰다. 그러나 왜 스위스는 카바예바와 자녀들을 계속 보호하고 있는가”라고 했다.
청원인은 “스위스는 중립을 포기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스위스는 푸틴 대통령의 연인과 자녀들이 국경 안에 숨을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라며 “카바예바는 독재자의 연인으로 스스로의 명예를 더렵혔을 뿐 아니라, 반인륜적인 범죄자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바예바는 ‘악당들의 법’으로 불렸던 법안 입안자 중 한명이다. 이 법안으로 중증장애아동의 입양 신청이 취소됐고, 수천 명의 러시아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다”고 했다.
그는 “카바예바가 스위스에 머무르고 있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를 조사하고, 그들이 머무르고 있는 스위스 부동산 구입에 사용된 자금이 적법한 것인지 확인해 달라. 카바예바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이 또한 공개적으로 드러나야 한다”며 “지금 같은 때에 카바예바 등 푸틴 정권의 수혜자에 대해 엄격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22일(한국시간) 오전 11시 기준 5만8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앞서 이달 초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카바예바와 4명의 자녀들을 스위스의 한 별장으로 대피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을 포함, 올림픽 메달 2개, 세계 선수권 메달 14개, 유럽 선수권 메달 21개를 획득했다. 그는 리듬체조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이름을 알렸으며, 한때 ‘러시아에서 가장 유연한 여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의 염문설은 2008년 처음 불거졌다. 당시 한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이혼하고 카바예바와 결혼할 예정’이라며 두 사람의 염문설을 보도했으나, 크렘린궁은 이를 부인했다. 이후 해당 매체는 폐간됐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카바예바가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공천을 받아 2014년까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염문설이 확산했다. 그는 약 8년간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뒤 러시아 최대 언론사인 ‘내셔널 미디어 그룹’ 회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카바예바의 연봉은 1000만 달러(약 123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 양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두 사람은 슬하에 두 아들과 7살 된 쌍둥이 딸들, 총 4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