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동방항공 보잉 737-800기종이 광둥성 광저우를 향하다 수직 추락했다./웨이보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추락 당시 빠른 속도로 수직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강하 상황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비행기 사고를 조사하는 베테랑 조사관들이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MU5735편)의 추락 사고에 의아함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3월 21 쿤밍에서 광저우로 가다 중국 광시좡족 자치구 우조우 야산에 추락한 동방항공 여객기 보잉 737-800 잔해가 보인다./차이나 데일리/로이터

사고 기종인 737-800은 다른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급격한 추락을 막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과거 항공기 추락 사고에서는 이 같은 급강하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항공기의 급강하에는 조종사의 극도의 노력이나 매우 비정상적인 오작동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보잉737 조종사 출신 항공 안전 컨설턴트 존 콕스는 “특이한 프로파일”이라며 “비행기가 이렇게 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에 따르면 사고 직전 이 여객기는 목적지에서 약 160.93㎞ 떨어진 지점인 고도 2만9000피트(8839m)에서 정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당시 이 여객기의 추락 속도는 분당 최고 3만피트(9144m)에 달하면서 약 1분35초 사이 약 2만6000피트(7924m)나 급락했다. 급강하하던 여객기는 약 10초간 멈췄다가 잠시 상승했지만 다시 급강하했다.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중국 동방항공 추락영상./웨이보

추락 당시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기도 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이 영상이 인근에 있는 한 광산회사의 감시 카메라에 찍힌 것이라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여객기가 수직으로 추락한다. 다만 영상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프 구제티 전 미연방항공청 사고조사국장은 이 사고에 대해 “매우 이상하다”고 평가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는 잠정적 자료라고 경고했지만, 여객기가 직선 경로를 가고 있던 점과 여객기 응답이 여전히 작동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폭탄 테러에서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보잉737 조종사 출신 벤자민 버만 전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은 “추락 원인이 아직 무엇인지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며 “조종사의 극단적 실수나 매우 이례적인 오작동 등 많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1시15분 중국 남서부 원난성 쿤밍에서 이륙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동방항공 MU5735편은 같은 날 오후 2시38분쯤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시 상공에서 연락 두절 후 추락했다. 탑승자는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등 132명이다.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까지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