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가 추락 당시 빠른 속도로 수직 추락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급강하 상황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비행기 사고를 조사하는 베테랑 조사관들이 중국 동방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MU5735편)의 추락 사고에 의아함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기종인 737-800은 다른 항공기와 마찬가지로 급격한 추락을 막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과거 항공기 추락 사고에서는 이 같은 급강하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항공기의 급강하에는 조종사의 극도의 노력이나 매우 비정상적인 오작동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보잉737 조종사 출신 항공 안전 컨설턴트 존 콕스는 “특이한 프로파일”이라며 “비행기가 이렇게 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에 따르면 사고 직전 이 여객기는 목적지에서 약 160.93㎞ 떨어진 지점인 고도 2만9000피트(8839m)에서 정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당시 이 여객기의 추락 속도는 분당 최고 3만피트(9144m)에 달하면서 약 1분35초 사이 약 2만6000피트(7924m)나 급락했다. 급강하하던 여객기는 약 10초간 멈췄다가 잠시 상승했지만 다시 급강하했다.
추락 당시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기도 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이 영상이 인근에 있는 한 광산회사의 감시 카메라에 찍힌 것이라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여객기가 수직으로 추락한다. 다만 영상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프 구제티 전 미연방항공청 사고조사국장은 이 사고에 대해 “매우 이상하다”고 평가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는 잠정적 자료라고 경고했지만, 여객기가 직선 경로를 가고 있던 점과 여객기 응답이 여전히 작동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폭탄 테러에서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보잉737 조종사 출신 벤자민 버만 전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은 “추락 원인이 아직 무엇인지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며 “조종사의 극단적 실수나 매우 이례적인 오작동 등 많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1시15분 중국 남서부 원난성 쿤밍에서 이륙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동방항공 MU5735편은 같은 날 오후 2시38분쯤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시 상공에서 연락 두절 후 추락했다. 탑승자는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등 132명이다.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아직까지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