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소유로 의심되는 초호화 요트 셰에라자드. /유튜브 채널 Gibraltar Yachting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것으로 의심받아온 8000억원대 초호화 대형 요트가 압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셰에라자드’라는 이름을 가진 이 요트는 이탈리아 서부 카라라 지역 항구에 정박돼 있다. 2020년 출항 후 케이맨제도 깃발을 달고 항해하다 멈춘 곳이다. 가격은 5억 파운드(약 8004억원) 상당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트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간 요트 소유주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었다. 그러나 최근 푸틴 대통령이 그 주인이라는 정황이 속속 등장하며 현지 당국의 압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반부패 재단’은 이날 요트의 실소유주가 푸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를 제시했다. 선원 명단을 입수해 전화번호와 금융 자료 등을 추적한 결과, 푸틴 대통령의 개인 경호원과 수행원 10여명이 요트를 관리해온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 요트 관리자 23명 중 절반가량이 러시아 연방 보안 당국과 연계된 인물이라는 폭로도 했다. 재단은 “푸틴은 절대 실명으로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며 “요트가 푸틴 소유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만큼 이탈리아 당국은 즉각 압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튜브 채널 Gibraltar Yachting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1일 ‘미 정부 관료들이 요트와 푸틴 대통령의 관련성을 의심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었다. 그러면서 전직 선원들이 “요트는 푸틴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 달에 가까워지면서, 푸틴 대통령 및 러시아 고위층에 대한 제재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관련 고위층의 해외 자산이 최소 20조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프랑스 르몽드 등 세계 주요 매체와 언론 단체가 참여한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을 포함한 고위 관료 35명을 지목해 자산을 추적한 결과 세계 곳곳에서 150건 이상이 확인됐다. 저택 35채, 아파트 43채, 요트 7척, 전용기·헬리콥터 11대 등으로 주로 런던, 뉴욕 파리 등 세계 주요 대도시에 퍼져 있었다. 가치는 무려 170억 달러(약 20조80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