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일부 지역에서 전세를 역전시키며 영토를 되찾고 있다고 평가했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보유한 군수 물자가 사흘 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22일(현지시각)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 CNN에 “우크라이나군이 곳곳에서, 특히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서 과거 지역을 점령했던 러시아군을 쫓아내고 있다”며 “우리는 며칠간 이런 일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최소 1곳의 도시를 탈환했고 수일 내 더 많은 도시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보도에 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활용해온 전투 능력과 일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연료와 식량을 소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작전을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상군과 공군 간 소통 문제까지 불거져 러시아군이 오도 가도 못하는 교착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커비 대변인은 “그들은 느려졌다. 일부는 그들의 기량 부족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도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남동쪽 작은 도시이자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가는 길목인 이지움에서 러시아군에 반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군이 인명 피해 등으로 인해 전력이 90%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동상에 걸린 병사들을 열외를 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들은 적절한 방한 장비가 부족하다. 동상 탓에 일부 러시아군을 후송시킨 정황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점령군의 탄약, 식량 비축량은 사흘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 미만”이라며 “연료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연료를 유조차로 보급하고 있는데, 연료 공급 파이프라인도 설치하지 못했다고 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 현지 관변매체 홈페이지에 표출됐다가 순식간에 삭제된 러시아군의 사망자 수가 ‘합리적인 추정’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러시아의 친정부 타블로이드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 자국군 전사자 수가 9861명, 부상자는 1만6153명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곧 삭제됐고 언론사는 해킹을 당했다고 해명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겪어본 적 없는 사상자 수”라며 “규모가 다른 전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