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습되지 않은 러시아군의 시신이 우크라이나 땅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각) “크렘린궁이 이 전쟁의 대가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은 우크라이나에 쌓여만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의 따뜻하고 화창한 봄의 첫 날들이 암울한 새로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바로 죽음의 냄새다”라며 “서리가 녹고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곳곳에 흩어진 러시아 군인들의 시신이 발견되고 있다”고 했다.
미콜라이우 지역의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자 비탈리 킴 주지사는 지난 19일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시신을 수거해 달라. 우리는 짐승이 아니지 않나”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군을 ‘오크’(소설가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괴물 군대)라고 칭하면서 “러시아군은 후퇴했고, 동료들의 검게 그을린 시체는 전장에 남겨뒀다. 이 지역에만 수 백 구의 시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시신을 찍은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주지사는 DNA 검사를 통한 신원확인을 위해 시신들을 냉장고에 안치해 러시아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러시아는 사망자 수를 감추고 있고, 병사들의 유해를 송환하는 방법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침공에서 사망한 자국 군인들의 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근 CNN과 인터뷰에서 “사상자 수에 대해서는 정보를 누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달간 러시아 군인 7000~1만5000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체는 익명의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나토는 러시아 측 사상자를 3만∼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의 정보와 공개된 자료 등을 조합한 추정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