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러시아군 탱크.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째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군의 전투력과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번에는 한 병사가 지휘관을 공격해 숨지게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자기 부대에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데 불만을 품고 하극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25일(현지 시각) 더 타임스에 따르면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는 “러시아 지휘관이 부대원에 의해 고의로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주장에 등장하는 지휘관은 제37 독립 근위 차량 소총여단 여단장인 유리 메드베데프 대령으로 추정된다.

앞서 우크라이나 언론인 로만 침발리우크는 최근 페이스북에 “동료들의 사망에 분노한 한 병사가 전쟁 중 틈을 타 탱크를 몰고 메드베데프 대령을 향해 돌진했다”며 “메드베데프 대령은 탱크에 깔려 두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그러면서 해당 부대가 마카리우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병력의 절반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로만의 글이 모두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메드베데프 대령의 사망도 공식화된 바 없다. 다만 메드베데프 대령이 등장하는 영상 한 편이 공개되면서 그의 부상은 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첸공화국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가 올린 영상으로, 양쪽 다리를 담요로 감싼 메드베데프 대령이 들것에 실려 옮겨지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번 사건 외에도 러시아군의 사기 저하를 뒷받침하는 사례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군 지휘부가 탈영 시도 병사를 사살하라고 명령하자, 일부 병사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기 몸에 직접 총상을 입히는 비극을 선택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동유럽 매체 넥스타가 확보한 러시아 군인들 간의 대화에는 “병사들이 자기 다리에 총을 쏘려고 우크라이나 총알을 찾고 있다더라”는 내용이 등장하기도 한다.

일부 부대의 명령 불복종 소식도 들려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21일 현지 북동부 수미에서 벌어진 전투 중 러시아군 300여명이 명령을 거부하고 도망쳤다고 주장했다. 남부 헤르손과 미콜라이우에서도 싸우지 않고 퇴각하는 병사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전했다. 또 키이우 외곽 지역에서 사복 차림의 러시아군이 훔친 차를 몰고 벨라루스 국경 쪽으로 달아났다는 증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