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원이 러시아군의 범죄에 대해 “우리는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마리아 멘젠체바 의원은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TV 인터뷰를 통해 키이우 동부 교외 지역인 브로바리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멘젠체바가 언급한 성폭행 사건은 지난 22일 이리나 베네디코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다. 베네디코바 총장은 소셜미디어에 “러시아 군인이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 집에 침입해 비무장 남성을 총으로 살해하고, 그 아내를 반복적으로 성폭행했음을 확인,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범행을 저지른 러시아 군인은 범행 후 아이를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 당국은 현재 이 러시아 군인을 상대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전쟁 중 성범죄는 전쟁범죄이자 국제인도법 위반에 해당한다. 멘젠체바 의원은 “총에 맞아 숨진 남성의 아내는 미성년인 자녀 앞에서 여러 번 강간을 당했다. (피해자에게) 죄송하지만 말씀 드린다”며 “정의가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사건을 기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저지르는 성범죄가 실제보다 적게 보고되고 있다고 짚었다. 멘젠체바 의원은 “검찰총장이 공개한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더 많다”며 “물론 피해자가 이야기할 준비가 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멘젠체바 의원은 성폭행 피해자를 도울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 방안이 필요하다며 영국과 국제사회에 도움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전쟁의 여파는 심각하게 다뤄져야 하기 때문에 영국과 다른 나라의 경험을 고려하고자 한다”며 “사람들(성폭행 피해자)이 피해를 극복하고 계속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의원이 러시아군의 만행을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레시아 바실렌코 의원은 이달 초 영국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여성들이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 즉 노인들”이라며 “여성들의 대부분은 강간 범죄 후 처형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