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 도중 무대에 올라 진행자를 폭행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진행자가 ‘스미스 아내 제이다 핑켓 스미스의 질병을 소재로 한 농담이 도가 지나쳤다’는 의견을 낸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어떤 이유라도 폭력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스미스를 비판하기도 했다.
사건의 발단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탈모 증세로 삭발을 한 제이다를 두고 한 농담이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제이다를 향해 “‘지.아이.제인’ 속편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영화는 군 내 남녀 차별 철폐를 위해 여성인 주인공이 네이비씰 특전단에 들어가는 내용을 다룬 작품으로, 주인공이었던 데미 무어의 삭발 장면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스미스는 욕설을 크게 내뱉고, 무대 위에 올라 록의 뺨을 때렸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TMZ는 28일(이하 현지시각)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독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총 6문항이었으며, 각 항목마다 약 12만~13만 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미국 네티즌 중 다수는 ‘록의 농담이 지나치지 않았으며, 스미스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다를 향한 록의 농담이 도가 지나쳤다’는 응답은 38%인 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농담’이라는 응답은 62%를 차지했다. ‘스미스가 록의 뺨을 때린 것은 공격이며 구타다’라고 답한 사람은 83%에 달했다. ‘록이 맞을 만 했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스미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가족에 대한 사랑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수상소감이 감동적이었다’는 답변은 15%, ‘어처구니 없는 정당화다’라는 답변은 85%로 나타났다.
또 ‘만약 스미스가 손바닥으로 록의 뺨을 때린 것이 아니라, 주먹을 날렸다면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을 것’이라는 응답은 91%에 달했으며, ‘이 같은 스미스의 행동이 오스카 시상식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고 답변한 사람도 71%를 차지했다.
한편 스미스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젯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내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그는 “농담을 받아들이는 것도 내 일의 일부지만 아내 제이다의 건강 상태에 대한 농담에 참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선을 넘었다.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내 행동이 너무 부끄럽고,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할 행동이 아니었다. 사랑과 친절의 세계에는 폭력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아카데미 측은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측은 성명을 통해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며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