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윌 스미스가 폭행 논란에 쓴 사과문. /AFP 연합뉴스, 인스타그램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서 동료의 뺨을 때려 논란이 된 배우 윌 스미스(53)가 “내 행동이 창피하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폭행 피해자인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57)에게도 공개적으로 사과의 말을 전했다.

스미스는 28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 등 공식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모든 폭력은 해롭고 파괴적이다. 지난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제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농담도 일의 부분으로 감내해야 하는데, 아내 건강에 대한 농담은 참을 수 없어 감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적으로 록에게 사과하고 싶다. 제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며 “나는 내가 한 행동이 창피하다. 사랑과 친절로 가득 찬 세계에서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고 했다.

또 “아카데미 시상식 측과 제작진, 관객, 전세계 모든 시청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윌리엄스 가족과 영화 ‘킹 리차드’ 가족들에게도 사과한다. 제 행동이 우리 모두의 여정을 더럽힌 것에 대해 깊이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번 논란은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시작됐다. 당시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등장한 록은 참석자들을 바라보며 농담을 던졌고,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50)를 향해서도 “영화 ‘G.I.제인’ 속편을 기대해도 되겠지?”라고 말했다.

‘G.I.제인’은 미군 특수전부대(네이비실)에 들어가는 여군 주인공을 다룬 전쟁극이다. 주연배우 데미 무어의 삭발 연기가 화제를 모았었는데, 록은 삭발한 제이다의 헤어스타일을 보고 해당 영화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제이다가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탈모 증세를 겪고 있다는 점이었다. 격분한 스미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무대에 올랐고 록의 뺨을 때렸다. 그는 자리로 돌아온 뒤에도 “내 아내의 이름을 함부러 네 더러운 입에 올리지 마”라고 소리쳤다.

스미스와 아내 제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후 스미스는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아카데미 관계자 및 참석자들에게 사과했고 “내년에도 나를 초대해 주길 바란다”는 농담도 더했다. 그러나 이때 록을 언급한 부분은 없었고, 애프터 파티에서 춤을 추는 영상이 공개돼 빈축을 샀다.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그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카데미는 어제 행사에서 있었던 스미스의 행동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공식적으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내규와 행동 규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록은 스미스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