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가 2012년 레드카펫 행사에서 리포터 비탈리 세디우크의 뺨을 때리는 모습. /Associated Press 유튜브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53)가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서 동료의 뺨을 때려 논란을 빚자, 그가 10년 전 공개 석상에서도 다른 사람의 얼굴을 폭행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29일(현지 시각) “스미스가 공개된 장소에서 누군가를 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2012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있었던 레드카펫 행사 영상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스미스는 영화 ‘맨 인 블랙3′ 홍보를 위해 현장을 찾았고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에 둘러싸인 상태였다. 이어 차례로 각국 방송사와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건은 그가 우크라이나 출신 리포터 비탈리 세디우크 앞에 섰을 때 일어났다. 세디우크는 마이크를 든 채 스미스에게 인사하며 포옹을 청했고, 스미스는 밝게 웃으며 세디우크를 가볍게 안았다.

스미스가 세디우크와 포옹하는 과정에서 그의 뺨을 때리는 장면. /Associated Press 유튜브

그 순간 세디우크는 몸을 빼려던 스미스를 한차례 끌어당겼고 스미스의 한쪽 뺨에 입을 맞췄다. 스미스는 반사적으로 세디우크를 강하게 밀어냈다. 그리고는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등으로 세디우크의 뺨을 때렸다.

모든 장면은 현장을 찍던 언론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고 세디우크 뺨에서 난 ‘찰싹’ 소리까지 생생하게 담겼다. 영상은 각종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됐고 네티즌들은 ‘스미스가 과민 반응을 보였다’는 쪽과 ‘세디우크의 행동이 지나쳤다’는 쪽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이번 논란은 지난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시작됐다. 당시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등장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57)은 참석자들을 바라보며 농담을 던졌고,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50)를 향해서도 “영화 ‘G.I.제인’ 속편을 기대해도 되겠지?”라고 말했다.

스미스가 록의 뺨을 때리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G.I.제인’은 미군 특수전부대(네이비실)에 들어가는 여군 주인공을 다룬 전쟁극이다. 주연배우 데미 무어의 삭발 연기가 화제를 모았었는데, 록은 삭발한 제이다의 헤어스타일을 보고 해당 영화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제이다가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탈모 증세를 겪고 있다는 점이었다. 격분한 스미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무대에 올랐고 록의 뺨을 때렸다. 그는 자리로 돌아온 뒤에도 “내 아내의 이름을 함부로 네 더러운 입에 올리지 마”라고 소리쳤다.

이후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스미스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도 성명을 내고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스미스는 인스타그램에 “록에게 사과하고 싶다. 제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는 글을 올려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