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브로댠카와 다른 지역에서 부차보다 더 큰 규모의 학살이 벌어졌을 수 있다고 밝혔다.
4일(현지 시각) CNN·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부차에서 최소 300여명의 민간인이 살해당했으며, 브로댠카와 다른 도시의 희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키이우, 체르니히우, 수미 지역 등 많은 지역에서 러시아군은 80년 전 나치가 점령했던 시절에도 보지 못했던 일들을 저질렀다”면서 “분명히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민간인 학살에 대해 공개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5일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스페인 의회에서도 연설할 계획이다. 그는 “러시아는 점령군이 저지른 범죄 흔적을 은폐하려 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국제 사회의 언론인들이 부차나 다른 도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를 방문해 러시아군의 만행을 알렸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날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한 뒤 410구의 민간인 시신을 수습했으며 전쟁 범죄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정황이 드러난 집단 매장 터 등을 방문해 “이곳은 러시아 군대의 본성을 보여준다”면서 “그들은 사람을 짐승만도 못하게 취급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러시아가 저지른 만행을 보면 그들과 협상을 이어가기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