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현지인들이 러시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부차 등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정황이 드러난 이후 48시간 동안 유럽에서 추방이 결정된 러시아 외교관이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각) 슬로베니아는 33명, 이탈리아는 30명, 스페인은 25명, 덴마크는 15명, 스웨덴은 3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자국에서 추방한다고 밝혔다. 전날 독일과 프랑스도 러시아 외교관 75명을 추방했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33명의 러시아 외교관이 추방됐으며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충격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30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전쟁 범죄는 처벌받아야 한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부차 학살과 관련한 조사를 촉구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에스토니아는 러시아 외교관 7명뿐 아니라 러시아 영사관 직원 14명을 추방하고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했다. 루마니아와 포르투갈 정부도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를 이유로 러시아 대사관 직원 각 10명을 추방했다.

스페인 외교부는 “국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러시아 외교관과 대사관 직원 25명을 즉각 추방하기로 결정했고, 덴마크도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15명의 외교관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안 린데 스웨덴 외교부 장관도 “스웨덴에서 불법 정보활동을 한 러시아 외교관 3명을 추방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일부 러시아 외교관들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했다. EU는 이 같은 결정을 전달하기 위해 EU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전날 프랑스와 독일도 러시아 외교관을 무더기로 추방했다. 프랑스는 자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독일은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 40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드러난 민간인 학살 정황은 러시아를 비방하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자국의 외교관을 추방한 것과 관련해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월 5일(헌지 시각) 우크라이나 민간인 희생자들 모습을 담은 끔찍한 영상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실시간 화상연설에서 공개했다. /UN/EYEPRESSS/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