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정상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과 대화는 매우 직접적이고 솔직했으며 어려웠다(tough)”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푸틴 대통령 관저 노보-오가료보(Novo-Ogaryovo)에서 75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네함머 총리는 “푸틴에게 전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 전쟁은 결국 종식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쟁에선 양측 모두 패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전쟁 종식을 위해서라면) 푸틴과 대화가 10번으로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100번이라도 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평화, 우크라이나인의 안전을 위해선 어떤 일이든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총리실은 네함머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 범죄를 저지른 책임이 있는 이들은 모두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며 “서방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우크라이나전 개전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과 푸틴 대통령의 첫 대면 회담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회담 후 기자회견조차 없었다. 당장 오스트리아 내부에선 “푸틴이 (이번 회담을) 선전에 이용할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네함머 총리는 러시아 방문 직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무차별 대량 학살한 정황이 드러난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를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