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위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저항지인 아조우스탈을 공격하는 대신 봉쇄하라고 지시했다.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21일(현지시각) 선언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크림) 반도와 동부 돈바스의 친러 점령지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군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민병대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제외한 마리우폴의 나머지 지역을 해방시켰다”고 보고했다.

시 동부 외곽 지역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항전 중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공격하는 대신 파리 한 마리도 통과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라”고 지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을 사실상 고사(枯死)시키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장병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아조우스탈 공격을 취소했다”며 “제철소에서 스스로 나오는 우크라이나 군인은 생명을 보장하고 적법하게 대우하겠다”고 주장했다.

아조우스탈내에는 우크라이나 해병대와 아조우 연대 등 2000여명의 전투 병력과 수백명의 민간인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식량과 식수가 떨어져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군이 이곳을 포위해 고립시키는 작전을 장기간 강행하면 (남이 있는 이들 사이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마리우폴 시내에 러시아군이 죽인 주민들의 시신이 매장된 200여개의 새 집단 무덤들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위성사진을 통해 마리우폴 교외의 만후쉬 마을에 외곽에서 이들 무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러시아군이 자기들의 민간인 학살을 숨기기 위해 마리우폴 시민들의 시신을 가져다가 만후쉬에 매장했다”며 “이는 1941년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3만4000여명을 학살한 나치의 ‘바비 야르 학살 사건’의 복사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