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중국 당국에 체포된 게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가 장중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항저우시 국가안전국이 ‘마모씨’를 체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어난 일이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은 3일 오전 “항저우시 국가안전국이 인터넷을 이용해 국가 안보에 위해를 끼친 ‘마모(馬某)’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마씨는 해외 적대 세력과 결탁하는 등 국가분열선동죄와 국가전복기도죄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보도 이후 체포된 마씨가 마윈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항저우는 마윈의 고향으로, 알리바바의 사업 근거지다. 주식시장도 출렁였다. 홍콩 증시에서 알리바바 주식은 개장 직후 9.4% 폭락했다. 경쟁업체인 징둥은 8%, 샤오미는 6%가량 떨어졌다.
시장의 동요가 커지자 중국 당국은 진화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 역할을 하는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자신의 웨이보에 “내가 아는 바로는 항저우시 국가안전국이 잡은 것은 ‘마○○’이고 ‘마○’이 아니다”라고 했다. 마윈이 지분을 소유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영 글로벌타임스를 인용해 체포된 인물이 인터넷기업의 부문장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법치일보는 관계당국을 인용해 체포된 마씨는 저장성 윈저우 출신의 1985년생으로, IT회사 연구개발부에 근무하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마윈이 체포된 것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오자 알리바바 주가는 반등해 전날보다 1.27% 하락한 100.8 홍콩달러로 마감했다.
마윈은 2020년 10월 상하이 금융 포럼에서 정부의 금융규제를 비판한 뒤 수난을 겪었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기업 공개가 무산됐고, 알리바바에는 역대 최고인 3조3000억원의 반독점 벌금이 부과됐다. 마윈은 이후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