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둘러싼 건강이상설이 또 한 번 제기됐다. 이번에는 9일(현지 시각)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 포착된 모습이 근거가 됐다.
영국 인디펜던트와 미러 등 외신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개최된 행사 도중 푸틴 대통령이 건강 이상 징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무릎 담요를 덮고 있는 장면, 한쪽 팔만 흔드는 걸음걸이 등을 이유로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행사 초반 기념 연설을 가진 후 참전용사들 사이에 앉아 열병식을 참관했다. 이때 자리에 놓여 있던 담요를 펴 무릎에 덮었고 그 상태로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매체들은 영상 9도 날씨에 담요로 몸을 녹인 건 푸틴 대통령이 유일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2차 대전 희생자에 대한 헌화를 위해 자리를 옮긴다. 이때 모습을 보면 그의 왼팔이 자연스럽게 앞뒤로 흔들리는 반면, 오른팔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몸쪽에 붙어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동하는 내내 이런 걸음걸이를 보였고, 그가 지난 2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오른손을 심하게 떨었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푸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입술을 깨무는 장면도 포착됐다. 앞서 지난 24일 부활절을 맞아 성당 미사에 참석했던 그가 입술을 깨물고 안절부절못하던 모습과 비슷하다. 당시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이 파킨슨병을 앓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파킨슨병 증상 중 구강 건조증이 있으며, 이 때문에 그가 입술을 자주 깨무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은 그가 공식석상에 나올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그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불편한 모습을 보인 것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다소 경직된 표정을 한 채 회동 내내 구부정하게 앉아 있던 장면이다. 테이블 한쪽 모서리를 오른손으로 꽉 붙들었고 발을 계속 까딱 거리기도 했다.
그전에도 푸틴 대통령이 암 전문의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 받고 있으며, 얼굴과 목 부분이 눈에 띄게 부은 것으로 보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최근 러시아 한 탐사보도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갑상선암 전문의를 35차례 만났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59번 만났다고 보도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며 해당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