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의용군으로 활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향했다가 빠져나온 한국 국적 의용군들의 증언이 공개됐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의용군은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의용군 입대는 ‘자살행위’와도 같다고 입을 모았다.
우크라이나 교민인 유튜버 ‘모지리’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키이우를 탈출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한국인 의용군들을 만났다며 이들을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영상에 따르면, 의용군 A씨는 “처음에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해서 의용군에 지원해 많이 도와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 여기 상황도 너무 열악하고 보급도 잘 안 된다”며 “제가 생각하기에는 의무복무로 군 생활했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들어오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오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는 “그냥 안 오셨으면 좋겠다. 정말 상황이 열악하고 자기가 의용군으로 와서 상황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무것도 안 된다”며 “제가 볼 때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정말 없다”고 했다. 다른 의용군 B씨도 “상황을 봤을 때 정말 자살행위”라며 거듭 강조했다.
모지리는 25일 공개된 YTN과 인터뷰에서 “의용군 상황이 열악하기도 열악하고, 밥 같은 것도 죽만 나온다고 하더라”며 “전쟁인데 의용군이 탄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의용군 C씨는 “포위된 상황에서 특수 작전을 하라고 하고, 화력도 없고, 공중에 제공권도 없고, 그냥 자살하러 들어가는 거다. 내가 도와주고 싶어서 왔지만, 얘네(우크라이나군)들의 생각은 다르다. 의용군은 그냥 이용해 먹기 딱 좋은 인간 방패 정도”라며 “특수 부대 출신도 아니고, 그냥 와 가지고 개죽음당할 거 아니면 오지 말라. 도움도 안 된다”고 했다.
한편 현재 우크라이나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돼있다. 여권법에 따라 한국인이 정부의 예외적 여권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국제의용군으로 참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해군특수전전단(UDT) 대위 출신 이근 씨도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