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의 범행 전 행각이 알려졌다. 18세 고등학생인 그는 할머니를 먼저 쏜 뒤 초등학교로 향했고, 소셜미디어에는 총기 사진을 여러 장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 시각) CNN과 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현지 수사 당국이 지목한 범인은 라틴계 고등학생 샐버도어 라모스(18)다. 사건 현장인 롭 초등학교와 불과 3㎞가량 떨어진 유밸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그는 범행 후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국은 다른 조력자 없이 저지른 라모스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 중이다.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름과 신상 일부가 공개된 뒤 그가 소셜미디어에 총기 사진을 다수 게시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라모스가 롭 초등학교로 향하기 전 자신의 할머니를 먼저 쐈다는 보고도 나왔다. 그러나 두 사건이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추가 정보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유밸디는 샌안토니오에서 서쪽으로 137㎞ 떨어진 소도시로 인구는 1만5200명 정도다. 롭 초등학교 전교생은 600명이 채 안 되고 이중 약 90%가 히스패닉계다. 2, 3, 4학년 학생들만 재학 중이며 이번 사건 희생자 역시 대부분 7~10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어린이 18명, 성인 3명이다. 중상자가 있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 열흘 만에, 또 비극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발생한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 난사’ 사건 열흘 만에 일어난 비극이다. 백인우월주의자였던 범인 페이톤 젠드론(18)에 의해 흑인 10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당시 페이톤은 범행 전 동기 등을 담은 180쪽 분량의 선언문을 공개해 충격을 안겼는데, 그 안에는 ‘백인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유색 인종의 이민과 출산율 급증으로 유럽계 백인이 밀려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가 슈퍼마켓 매니저인 백인 남성을 보고 “미안”이라고 사과하며 지나친 일도 밝혀졌다. 또 소지하고 있던 무기에도 흑인 비하 욕설이 적혀있었다고 한다. 페이톤은 현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에는 사건 당시 신고 전화를 받았던 911상황실 직원이 미흡한 대처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신고자가 범인이 들을 것을 우려해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화를 내며 끊어버렸다는 제보가 나온 것이다. 당국은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고 징계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행정 휴직 처분을 내렸다.
◇바이든 “청소년이 총기 산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
며칠 새 이어진 참극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두 사건 모두 10대 학생의 범행인 점을 지적하며 “18세 청소년이 총기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얼마나 많은 학생이 전쟁터처럼 학교에서 친구들이 죽는 것을 봐야 하나. 총기 (단체의) 로비에 맞서야 한다”며 “우리는 상식적인 총기 법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행동할 때”라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무분별한 폭력에 따른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