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와 ‘어벤져스’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에반스가 몇 년 전 한국을 찾았을 당시 겪은 잊지 못할 경험담을 털어놨다.
11일(현지시각)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한 크리스 에반스는 ‘영화 프로모션을 위해 다른 나라에 가는 것을 좋아하나.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곳에서 환영 인파를 마주한 적도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가장 미친 경험 중 하나는 ‘마블’과는 관련 없다”고 답했다.
크리스 에반스는 “몇 년 전 영화 ‘설국열차’를 찍었다”며 “감독님이 한국분이셔서 한국에 갔는데, 우리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마치 우리가 비틀스인 것처럼 비명을 질렀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작은 밧줄 하나가 있었는데 그게 뚫렸다”며 “우리는 매우 빨리 포위됐다. 마치 동물원 같았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어 “아주 잠깐 무서웠지만 결국 보안요원들이 우리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고 했다.
크리스 에반스는 “그날 늦게 프로듀서분이 와서 공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들었다면서 정말 죄송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했다”며 “전 별일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며칠 후 한국을 떠날 때가 되어 다시 공항에 갔을 때 크리스 에반스는 전혀 다른 광경을 마주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25~30명의 덩치가 엄청나게 큰 한국 남성들이 양복을 입고 제 주위를 둥글게 에워쌌다”며 “그리고는 양쪽에서 제 손을 잡고 공항까지 데려다 줬다”고 말하며 웃었다. 크리스 에반스의 익살스러운 표정에 보는 이들도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크리스 에반스는 “공항에는 단 한 명의 팬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맙소사, 아무도 없이 나 혼자였다”고 했다. 이 말에 진행자는 물론 방청객들도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칸 폭동의 주동자 커티스 역을 맡았던 크리스 에반스는 지난 2013년 한국을 찾았다. 봉준호 감독은 크리스 에반스가 자비를 들여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 에반스는 당시 여러 차례 한국 팬들이 보여준 환대에 놀랐다는 말을 한 바 있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이렇게 많은 분이 환대해주실 거라 기대하지 못했는데 놀랐다”며 “매니저가 말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반겨주셨다.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관객 900만 돌파 감사 영상에서는 “한국 팬들이 보여준 환대는 경이롭고 놀라웠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한국 관객 여러분의 반응이 곧 전 세계의 반응이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