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빠진 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를 구한 앤소니 종거(17)./abc7

미국 뉴욕에서 브레이크 위치를 착각해 가속페달을 밟아 차량이 바다에 빠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한 소년이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운전자를 구했다.

17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0시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파초그만에 있는 주차장에서 차량을 주차하던 미아 사몰린스키(18)가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 바다에 빠지는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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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CCTV화면을 보면 미아가 운전하는 검은 차량이 갑자기 돌진해 물에 빠진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물가 쪽으로 모인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지는 못하고 그저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 그때 한 소년이 나타나더니 주저 없이 물속에 뛰어든다. 소년은 차량 쪽으로 빠르게 헤엄친 후 미아를 구한다.

소년의 정체는 해병대 신병인 앤소니 종거(17)이다. 앤소니는 “물이 크게 튀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부두 쪽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봤다”며 “미아는 물에 빠진 차량에서 나오려고 문과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나도 긴장됐고 미아도 겁에 질려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바로 옷을 벗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꽤 멀리 다이빙을 했고 물 위로 올라와 운전석 손잡이를 잡았다”고 했다.

그러나 수압 때문에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차량이 점점 더 가라앉고 있는 긴급한 상황 속 앤소니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차량 앞 부분을 자신의 몸으로 눌러 뒤쪽이 수면 위로 들려 올라오도록 해 미아가 탈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앤소니는 “(이 방법으로) 뒤쪽에 있는 문을 열어 친구가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미아는 울면서 ‘맙소사, 정말 감사하다’라고 내게 말했다”고 했다.

미아의 아버지(왼쪽)는 앤소니와 만나 감사 인사를 전했다./페이스북

미아와 앤소니는 그동안 서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이번 일로 서로 고등학교 동창임을 알게 됐다. 사고로 회복 중인 미아는 조만간 앤소니를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아의 아버지는 “앤소니가 뛰어들어서 내 딸이 살 수 있었다. 둘 다 크게 다치지도 않았다. 이건 기적이다”라고 말했다.

앤소니는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이 누구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고 나는 누군가가 내 앞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걸 볼 수 없었다. 누구든 그랬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앤소니는 미아를 구한 뒤 평소처럼 맥도날드로 향했다고 한다. 또 가족들이 뉴스를 보고 알아차릴 때까지 주위에 이번 일을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